B side

[영화] 울지마 톤즈

까만머리 앤 2011. 1. 17. 13:50

 


울지마 톤즈 (2010)

Don't cry for me sudan 
9.7
감독
구수환
출연
이태석, 이금희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90 분 | 2010-09-09

 

사람의 삶에서 받는 감동은 만약 그것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것은 그 어떤 감동스러운 것들과도 비교될 수 없다. 절대적인 감동이기 때문이다. 구태의연하지 않고 식상하지 않으며 늘 새롭고 늘 가슴떨린다. 단 만나기 매우 드물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태석 신부님의 삶이 그러하다. 이 분의 삶은 온전한 사랑이었다. 그저 함께하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으로 사랑할 뿐이었다. 그 뿐이었다. 신부님이 한국 사회에서 안정된 미래를 보장해주는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가난한 수단의 사람들을 섬겼기 때문에 그의 삶이 내게 감동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그 분이 그 사랑을 진심으로 즐기며 행복해하셨기 때문이었다. 사람은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생명이 되어주고, 희망이 되어주고, 소망이 되어줄 수 있는 것, 그리고 그것이 기쁨과 행복이 되는 것. 너무나 멋진 일이지 않은가. 사랑의 힘은 바로 그래서 대단하다.

 

사람의 삶은 원해서 자신의 의지로 갖게 된 것이 아니다. 죽음 역시 마찬가지다. 생사의 문제를 내 의지대로 내 힘으로 하루라도 미루거나 당길 수 있는가? 인간의 영역이 아닌 것이다. 값 없이 주어지고 값 없이 거두어지는 것 그것이 삶이다. 그러므로 나의 하루하루는 선물이고 축복이다. 신께서 내게 허락하신 선물의 이 날들을 감사히 여기고 축복답게 보내야 한다. 그래서 이태석 신부님의 때이른 선종이 나는 슬프지 않았다. 그 분은 삶을 너무나 완전하게 축복답게 보내고 가셨기 때문이다. 그것도 참으로 따사로운 축복으로 말이다.

 

+ 덧붙임

 

묵상

 

이태석 작사, 작곡
 
 

십자가 앞에 꿇어 주께 물었네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
총부리 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이들을

당신은 보고만 있냐고
눈물을 흘리면서 주께 물었네

세상엔 죄인들과 닫힌 감옥이 있어야만 하고

인간은 고통 속에서 번민해야 하느냐고

 

조용한 침묵 속에서 주 말씀 하셨지

사랑, 사랑, 사랑

오직 서로 사랑하라고

 

난 영원히 기도하리라

세계 평화 위해

 

난 사랑하리라

내 모든 것 바쳐

 

신부님께서 중3때 작사, 작곡하셨다는 노래이다. 중3때 이미 세상의 정의와 신의 정의에 대해 고민하셨다니 남다른 분이셨다는 생각이 든다. 이 노래를 들으며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사랑을 왜 제일이라 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 사랑이 없으면 믿음은 기쁨이 될 수 없고, 소망은 희망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랑이 있어야만 믿음과 소망은 우리 삶에 축복이 되어 준다. 가사의 내용과는 상관이 있는 듯 하면서 없기도 한 그런 깨달음이다.

 

++ 덧붙임

이태석 신부님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프리카에서 평생을 바친 슈바이처 박사와 어릴 때 집근처 고아원에서 본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헌신적인 삶, 자식을 위해 평생을 희생하신 어머니의 고귀한 삶이 주는 아름다운 향기가 자신의 삶으로 이끌어 주었다 고백하셨다. 부모님의 삶과 그분들의 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한 나의 무디고 어리석은 마음이 부끄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