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머리 앤 2011. 9. 25. 23:11

추석과 당직근무로 주일 예배를 드리지 못했다가 오늘 2주만에 예배를 드렸다. 오랜만에 드린 오늘 예배는 감동스러운 순간의 연속이었다. 내가 교회를 다니던 초반에는 예배란 그저 일요일이면 습관처럼 보내는 일상 중의 하나였을 뿐이었다. 언제부터였더라. 아마도 내 믿음에 있어서 한 계단 정도 올라갔다고 느껴졌을 무렵이었던 것 같다. 그 때부터 내게 예배는 감동스럽고 벅찬 시간이 되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예배를 드리러 갈 때마다 그 예배가 마치 나를 위해 미리 준비된 시간인 듯한 느낌이 자주 들곤했다. 지난 한 주 동안 내가 괴롭게 그리고 아프게 끌어안고 있던 문제에 대해서 예배 시간 중의 기도나 찬송, 설교를 통해 하나님께서 내게 답을 주시는 듯한 기분이 드는 빈도가 점점 늘어났다. 때문에 나는 예배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되었고 예배 시간 전체를 온전히 나의 시간으로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가끔 당직 등으로 인해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게 될 때는 참으로 애석하고 안타까웠다.

오랜만에 참석한 오늘 예배에서 나는 하나님의 위로와 응답하심을 기도와 말씀을 통해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어제 잠시 다른 사람의 재능에 부러움을 느꼈던 일이 있었다. 부러움은 질투를 불러왔고 그 질투는 내 마음에 빈곤함을 가져왔었다. 그런데 오늘 예배시간 중 기도시간에 목사님의 기도문 중에서 다른 사람의 가진 것에 내 마음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게 하시고 내가 가진 것을 감사함으로 풍요롭게 누리게 해달라는 그러한 요지의 구절이 있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렇게 나의 어리석음을 돌보아주시고 위로해주심이 참으로 감사했다. 이 기도에 이어서 오늘 봉독한 여러 편의 성경 말씀 중에서  가슴 설레이며 감사함으로 받은 말씀이 있다. 창세기 28장 15절 말씀이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이 구절을 읽는 순간 하나님께서 내게 위로와 용기를 주기 위해 주신 말씀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러한 순간을  처음 경험했을 때 한편으로는 감동과 감격에 어쩔 줄 몰라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건방지고 교만하게 너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 조심스러웠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더 이상 조심스러워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하나님께서 나를 기억하시고 돌보아주신다는 확신으로 이러한 순간을 마음껏 누리고 감격해한다. 그리고 이러한 순간이 단지 예배 시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모든 순간으로 이어지기를 소망한다.